응? 비거뉴어리?! (feat. 한달 동안 채식해보기)

2021년 1월,

올해 첫 챌린지인 만큼 그 동안 한번도 도전해 보지 않았고 좀 더 의미있는 무언가로 시작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결국 결정한 것은 바로 “비거뉴어리 캠페인”에 참여해보기.
이름부터 생소한 비거뉴어리.
영어로는 Veganuary.
비건(Vegan, 채식주의자)와 젠유어리 (January)의 합성어라고 한다.
2014년 영국에서 시작된 캠페인으로 채식에 대한 높았던 장벽을 조금이나마 낮추고자
1년에 딱 한달, 1월에 채식을 해보도록 장려하고 있다.


2020년에는 참가자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이제는 영국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캠페인이 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는 다음과 같다.

Nobody’s Perfect. Let’s Try Anyway!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일단 도전해보자!)

채식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며 망설였던 나에게 “완벽할 필요없어. 마음이 있다면 한번 도전해봐. 그리고 365일도 아니고 딱 한달인걸, 한번 해봐”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그래. 평생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니고 눈 딱감고 한달만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관문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남편! 고기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지금까지 싸 준 도시락 반찬중에 무엇이 가장 맛있었냐고 물어보면 바로 “삼.겹.살” 이라고 답하는 마우이. 그를 설득 해야만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쉽게 “O-K-“를 해주었고 그렇게 우리의 비거뉴어리는 시작되었다.

비록 1월 한달 동안이었지만, 채식을 하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보고자 한다.

#완벽하고 절대적 채식은 없다.
채식을 하는 사람을 ‘채식주의자’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좀 더 세분화할수 있다. 비건, 락토, 락토 오보, 페스코, 폴로, 플렉시테리언, 프루테리언 등등. 쉽게 말하면, 이러한 개념들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는지에 따라 채식주의자를 구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책 <나의 비거니즘 만화>의 보선 작가님의 말처럼, 우리는 이러한 단어들 안에 갇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또한 위의 구분 방법에 따라 채소,유제품,달걀과 어류를 섭취하는 페스코(Pesco)를 도전한다고 목표를 정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안 먹었느냐보다 채식을 대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한 에피소드로 예를 들면 2주 정도 채식을 잘하고 있던 우리에게 생각지도 못한 유혹이 찾아 왔다. 시부모님댁에 방문을 했는데 우리를 위해 시어머니께서 립 바베큐를 맛있게 구워서 준비해 주신 것이다. 아차,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했는데 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어머님의 정성을 생각해 그날 맛있게 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또 채식을 시작했다. 만약, 한달 동안 고기를 먹었는지에 대한 여부로 우리의 채식을 평가한다면 우리는 ‘실패’했다고 평가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채식을 대하는 태도, 우리의 경우에는 이 경험을 통해 왜 우리가 채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었기에 하루 정도 고기를 먹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즉, ‘절대적’ 채식보다 채식을 지향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에, 식물로 만든 (Plant-based) 식품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채식 도전을 위해 가장 먼저 했던 것은 바로 장을 보는 것이었다. 샌디에고에 있는 한인 마트에 가서 두부와 각종 채소들을 사고 코스코(Costco)와 트레이더조 (Trader Joe’s)에 들러 비건 미트, 소세지, 치킨 등을 샀다. 그동안 시장을 볼때 내 눈에 한번도 들어오지 않던 식품들이 눈에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맛도 좋아서 1월 챌린지가 끝나더라고 종종 사서 먹을 것 같다.

(햄버거 야채 패티, 미트볼, 치킨텐더, 이탈리안 소세지 등등 모양은 고기같지만 다 식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음식을 만들때 재료 본연의 맛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로
1월1일, 채식을 처음으로 시작한날. 새해라 고기 없는 떡국을 끓였다. 다시마, 무, 파를 넣어 육수를 만들고 거기에 떡국떡을 넣고 계란 지단과 자른 김을 넣었다. 그동안 떡국에는 닭고기 혹은 소고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가야 제맛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고기 없는 떡국도 담백하고 깔끔해 맛있었다. 1월은 채식을 해보기로 한 달이었는데, 새댁 ‘요리 배우기’ 챌린지를 한것처럼 다양한 요리를 해본 달이 되었다 (웃음). 그리고 요리를 하면서 재료 하나 하나의 맛과 조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들을 가지고 어떤 요리를 할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상상을 해보았다.

1월 ‘한달 채식해보기’ 챌린지를 마치며

어렵게만 생각했던 채식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다. 물론, 고작 한달의 체험으로 ‘채식’을 논하기에는 경험이 너무 부족할 뿐더러 이를 계기로 ‘채식주의자’가 된건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간헐적’ 채식으로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하는 날 (혹은 고기 없는 날)로 정해 채식을 하거나 한달에 한주를 그렇게 지정해서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할수 있는 만큼, 계속 채식을 지향해 나아간다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1월 챌린지! 앞으로 있을 수많은 우리의 챌린지들이 점점 더 기대된다.

<2021년 새해 첫 도전으로 해본 채식하기에 관한 영상>

Lara’s Wanderchallenge || 월간 챌린지

2020 11월. 30분걷기 챌린지
2020 12월. 감사일기 챌린지
2021 01월. 채식하기 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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