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부 육아일지] 산후조리를 이해 못하는 외국인 남편

#1. 산후조리가 생소한 외국인 남편

얼마전 포털에서 산후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남편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을 구하는 을 읽었다. 출산 후 아기케어와 산모 회복에만 집중하고 싶은 아내, 반면 남편은 과하게 산모에게 집중 된 산후조리 (예를 들면, 집안일은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은 잘못 된 믿음, 미신에서 왔다고 생각한단다. 그런 남편을 설득하기 위해 과학보고서와 영어논문을 찾아보고 있다는 임산부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남겼다.

과학적 근거까지 찾아가며 대화해야하는 게 피곤하고 남편이 이기적이다는 의견도 있고, 반면에 외국에 살며 한국의 산후조리원 서비스를 받지 않고도 건강하게 회복했다며 여자도 유연하게 맞춰줘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중 베스트 댓글은 “참 요령도 없으세요. 어짜피 출산하고 3주는 좀비처럼 생활하게 되서 집안일 따위 할 시간도 없어요. 남편이 직접 보면 문화차이고 뭐고 말도 못할텐데 왜 미리부터 신경전을 벌이냐“는 조언ㅋ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 댓글을 쭉 읽어보고 있으니 나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봤다.

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산후조리 개념이 생소한 남편에게 설명하기 위해 한국식 산후조리가 왜 필요한 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았고, 서양인과 동양인의 체형도 다르고 회복 속도도 다르다고 반박했다. 결론적으로 입주 산후조리 도움을 받았지만 퇴원 직후부터 남편이 밤낮 신생아 돌보기를 원했고 이모님에게 아기를 안 넘겨줘서(?) 이모님은 옆에서 보고만 계시다가 그냥 방에 들어가시곤 했다. “남편이 아기를 참 좋아하네..” 하셨지만 이모님과 남편의 육아 신경전을 보고 있으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육아방식에 대한 차이가 있으면 중간에서 중재하고 번역하느라 양쪽 눈치도 봐야하고.. 푹 쉬려고 고용한 산후조리였지만 처음 만난 이모님과 같이 24시간 생활하는 것조차 불편해하는 외국인 남편과 같이 있으니 마냥 편하지도 않았던 시간. 이모님이 가시고 나서야 ‘이제 진정한 육아 시작이구나’ 싶었고 그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신생아 돌보는 법을 떠올리며 시행착오를 통해 하나씩 직접 배워나갔다.

돌이켜보면 부부 둘이서 아기를 보는 게 불가능 한 것도 아니고, 셀프 산후조리케어 또한 인터넷에 정보가 많으니 한다면 외부 도움 없이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좌욕/회음부 케어 등등 조리사님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크지 않다. 내가 따뜻한 물 받아서 직접 하면 된다. 베스트 댓글 조언처럼 ‘괜한 토론하며 미리 신경전을 벌일 필요는 없다.‘가 내가 얻은 교훈.

#2. 주양육자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아기가 생기고 나니 맞벌이부부의 고민을 실감한다. 나는 현재 훨씬 유연한 스케줄을 갖고 있지만 벌써부터 나중에는 누가 아기를 돌보지, 언제부터 데이케어에 맡기는 게 맞을까 고민이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 남편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 이후 우리 가족 미래는 나에게 달렸다며 (…) 내 커리어를 지지해줄 테니 본인이 전업 주부가 되어 아기와 첫 3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0-3세 까지는 애착 형성에도 중요한 시기라고 하여 둘 중 한명이 풀타임으로 아기를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지. 지금부터 재정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봐야 할 것 같다.

덧: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원 개념이 정말 이해하기 힘든 가보다. 이웃집찰스에 나온 국제부부 에피소드 – 편한 집 놔두고 왜 여기서 쉬어야하는 건지 이해안간다는 네덜란드 남편 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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