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던 일이 일어났다. 올해 2월부터 분유 코너에 재고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제는 특정 브랜드 제품은 솔드아웃 된 지가 꽤 됐다. 재작년 팬데믹 때 사람들이 식료품을 사재기하던 모습이 재현되는 듯하다. 지인들과 분유를 구했냐는 문자를 주고받고, 사람들이 분유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직접 마트에 가서 ID 를 보여주고 픽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재고가 있다는 마트를 찾아 왕복 한시간 반을 운전해서 분유 두 통을 사러 다녀온 적도 있었다. 최대 2주치 먹일 분유를 공수해오면서 다음 달을 걱정하는 상황을 겪은 지 벌써 세 달째…
그래도 간간이 우리가 쓰고 있는 제품은 재고가 하나씩 떠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틀 전에 Enfamil 공식사이트에서 주문한 분유 택배를 도난 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그 날 엔파밀 업체가 더이상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 시점이었고, 집에는 이틀 치 먹일 분유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다급해졌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사람들이 대량 사재기를 한 후 인터넷에서 2-3배 높은 가격에 파는 일이 생기면서 정부가 개입하게 됐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분유 대란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 그제서야 느긋하게 있던 남편도 마음이 급해져 집 앞 코스트코에 다녀오겠다며 분유를 구하러 갔다. 아니나다를까 코스트코도 얼마전까지 재고가 있었는데 오늘 가보니 텅 비었단다. (현재 토들러 분유만 재고가 남아있는 상황)

이후 분유대란에 대해 더 찾아보고 알게 된 사실:
- 미국 분유시장 90%는 4개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다. (애보트, 메드 존슨, 페리고, 네슬레가 주요 제조업체 – 그 중 올해 품질문제로 리콜 사태가 발생한 애보트 미시간 공장에서 미국에 유통되는 분유소비량의 절반을 제조하고 있다고 함)
- 미시간주 애보트 공장 재가동 이슈는 정치와도 연관되어 있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음. 바이든이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얻어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림. 그래서 ‘국방물자생산법 (Defense Production Act) 발동으로 의회 동의없이 대통령 직권으로 시행하는 방법을 택함.
- 백악관은 ‘분유수송작전 Operation Fly Formula’ 을 실시하여 상업용 항공기로 분유 긴급 수송
- 미국 분유시장의 98% 소비량은 자국 브랜드에 의존하며 FDA 규제로 인해서 수입사 진입장벽이 높음. 수입관세 또한 최대 17.5% 로 높은 편. 한국 엄마들 사이 알려진 브랜드(예, 호주/뉴질랜드 산) 분유를 미국에서 접하지 못한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 애보트는 저소득층 산모와 영유아를 위한 무료식품 지원 프로그램 WIC (Women, Infants, Child)의 최대 독점업체로 영유아 120만 명에 분유를 공금해 옴. 시밀락 분유 리콜 사태는 취약 계층에 치명적. 애보트 사가 분유시장에서 점유율 48% 로써 1위 기업이 될 수 있는 이유도 WIC 프로그램 때문.
- 애보트는 90년도에도 독점 문제로 FTC 로부터 소송을 당한적이 있다고 함.
- 애보트 공장 재가동 시점부터 분유개 매장에 공급되려면 6~8주 소요 됨.
- 논의되고 있는 분유 부족사태 해결방안: 1) WIC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분유 브랜드를 Similac 한가지 브랜드에 제한하지 않고 다각화 함. 주마다 다른 법을 따르므로 waiver 조건이 상이함 2) 해외분유 수입 감독인력 증원 및 긴급자금 투입 3) 독일에서 첫 분유수송작전 물류 배송 됨.
*지난 기사를 찾아보면서 발견한 점. 올해 1월 이후부터 분유 가격이 많이 올랐다. 내가 찾는 제품 경우 엔파밀 공식웹사이트 구매가격보다 리테일 구매가격이 약 18% 정도 높고, 리테일사에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듯 하다.. 이 와중에 가격 인상이라니..😔
조만간 분유 수급이 좋아지 길. 그래서 당장 다음 주 분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길…


참조기사:
How the U.S. got into this baby formula mess (NPR Newscast, 05/19/2022) link
Baby Formula Shortage Has an Aggravating Factor: Few Producers. link
코트라 미국분유 부족대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