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뉴헤이븐!

뉴욕에서 뉴헤이븐으로

호텔에서 아침 일찍 나와 코리아타운에서 장을 보고 Geewhy 가 살고 있는 뉴헤이븐으로 출발했다. 뉴헤이븐(New Haven)은 예일대학교가 위치해 있는 소도시로 지역경제의 40%가 교육관련 종사자와 산업에 치중되어 있어 대학타운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95번 국도를 두 시간 정도 달려 코네티컷 주에 도착했다.

보(Beau)와의 만남, 지와이와 2년만에 재회

Geewhy 가 재작년 캘리포니아에 방문한 이후로 2년 만의 만남이다. 같은 미국 땅에 있지만 서부와 동부의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자주 보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팬데믹으로 여행제한까지 있으니 이렇게 만날 수 있는게 더더욱 반갑다. 지와이 집에 묵는 동안 내가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바람에 Beau는 애완견호텔(?)에 잠깐 맡겨두고 4일 차에 드디어 밖에서 보를 만날 수 있었다.

하루는 근처에 있는 예일대 로스쿨 캠퍼스를 산책했다. 집 앞 Maison Mathis 라는 까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고 캠퍼스를 걸었는데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 햇볓 아래 피크닉을 하는 무리, 부근 벤치에는 노트북을 무릎에 두고 과제를 하는듯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그 곳에서 한국인 답게(?) 직접 만든 떡볶이를 먹으며 점심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이번에 뉴헤이븐에 온 또 다른 이유는 이 곳에서 집을 샀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버츄얼로 하우스 서칭을 하다가 고민 끝에 세컨드 하우스를 구매했다. 뉴헤이븐에 거주지가 있으면 1년에 한번씩 친구도 보고 뉴욕에 놀러 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램으로.

그렇게 남편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도시에 집을 사는 투자 결정을 순전히 나를 믿고 진행했다. 여러 집을 보던 중 예일대 옆 이스트락(East Rock) 동네에 있는 2유닛 집을 발견했고 너무나 고맙게도 지와이가 오픈하우스 기간에 집을 대신 봐주었다. 집 내부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놔서 나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고 직접 보지도 않은 집에 경쟁 오퍼를 쓰고 셀러가 최종적으로 우리의 오퍼를 수락하면서 어찌어찌 이 곳 동부까지 오게 됐다.

미국에서 집을 구매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하고픈 말이 많다. 한국과 다른 bidding war (비딩전쟁, 복수 오퍼가 있을 경우 구매자 간의 입찰방식을 통해 최고가를 유도한다)의 심리적인 압박, 주마다 다른 부동산 관련법, 수십 개의 문서를 읽고, 은행과의 모기지 프로세스 (과거 몇 개월 간의 모든 뱅킹거래 내역을 끊임없이 증명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데 다운페이먼트 마련으로 돈이 오고가는 작은 거래까지 서면으로 자금 출처를 요구한다) 등등 전반적인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클로징 문서에 사인을 하기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뉴헤이븐에서 지내는 일주일 간 집 곳곳을 수리하고 동시에 세입자를 찾는 일을 마무리 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그렇게 모든 게 순조롭나 싶었는데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출발 이틀 전 일이 터졌다.

본촌 치킨의 악몽

토요일 새벽 2시 남편이 갑자기 복통과 구토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요일 저녁 다운타운을 걷다가 본촌치킨이 보여서 그 곳에서 치맥을 했는데 그날 먹은 치킨이 화근이 된 것. 아무래도 식중독이 의심되는 증상 같았는데 남편은 밤새 복통과 구토로 힘들어했고 ‘설마 코로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들어 구글에 폭풍 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와 복통의 연관성, 코로나와 구토 연관성을 찾으면서 새벽 내내 밤잠을 설쳤다. 내가 이 먼 곳에 남편을 끌고(?)와서 고생을 시키나 싶고 최악의 상황에 코로나 감염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머리가 복잡했다. 정말 다행인 건 그렇게 하룻밤을 복통에 시달리던 남편이 다음 날 지와이가 가져다 준 대추차와 약을 먹고 금방 나았다. 그러고 나서 알게 된 것이 지와이의 남편도 본촌치킨에서 먹고 복통으로 한 고생했다는 썰… 나는 그날 치킨이 매워서 손도 대지 않았으니까 아무래도 치킨이 문제였던 것 같다. 뉴헤이븐에 간다면 부디 본촌치킨은 피하길 바란다. ㅜㅜ

여유로운 해안가 마을 Clinton

원래는 주말에 보스턴에 당일치기로 다녀 올 생각이었는데 계획을 바꿔서 부근 해안가 마을 Clinton 에서 시간을 보냈다. 랍스터 샌드위치도 먹고 바닷가를 보면서 드라이브를 하며 보낸 뉴헤이븐에서의 마지막 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무사히 다녀왔다. 친구 덕에 뉴헤이븐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나와의 어떤 인연이 있을지 모르지만… 매년 동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래본다.

One Comment

  1. ChaparritaLee

    어머나, 크리스가 고생이 많았겠어요! 언니도 엄청 놀랐겠다! 아니 음식점 음식이 위생이 그래서 우쨔…ㅠㅠ ..그래도 집 계약 잘 마무리하고 온거 다시 한 번 축하해요! 다음에 미국에서 부동산 사는 이야기도 한 번 들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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