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타주로 이사 후기

올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동부에서의 대학원 진학이 결정됐고, 남편은 그동안 바라던 샌디에고로 리로케이션을 신청해서 근무지를 변경하게 됐다. 작년 샌프란 신혼집 리모델링을 끝내고 입주할 때만 해도 이런 변화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던 터라, 아늑하게 꾸며둔 집을 떠나는 게 아쉬움이 컸지만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애착 때문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었다. 실리콘밸리에서 10년이 넘도록 일한 남편에게도 변화가 필요해보였다. 천천히 마음을 정리하고 남편을 설득해서 3개월의 시간을 더 얻어 올해 6월, 여름에 떠나기로 날짜를 잡았다.

거실에서 Sutra tower 를 바라보는 야간 뷰. 이날 하늘이 참 예뻤다!

여름은 이사 성수기, 다들 어디로 떠나나

3월에 샌디에고 렌트시세를 검색 할 당시만 해도 투베드룸 기준 대략 $2500/월에 입주 가능한 곳이 있었다. 한번 쯤 살아보고 싶은 동네 라호야(La Jolla)나 카멜밸리 (Carmel valley) 지역 부근으로 리스트를 뽑아두었는데, 6월이 다가오니 기존에 생각해 둔 버짓으로는 원베드룸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더 중요한 건 마음에 드는 아파트는 공실이 없어서 7월 중순이 되어야만 입주가 가능하다는 점. 백신이 보급되고 학교도 정상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해서인지 체감상 렌트 수요가 금방 회복 된 듯했다. 부랴부랴 알아보니 이삿짐 센터도 예약이 꽉 차서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여름에 이사를 한다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최선이다. 우리가 알아 본 장거리 이사 옵션은 아래와 같다.

샌프란시스코 -> 샌디에고 (투베드룸 이삿짐 기준 비용)

  1. 셀프이사: Uhaul 트럭을 빌려서 직접 운전해서 가는 방법. 제일 먼저 고려했던 옵션이다. 남편은 혼자서 짐을 싣고 내리는 것도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얘기했지만 큰 가구(소파, 다이닝 테이블, 매트리스..)는 최소한 두 명이 옮겨야 하는 짐이다. 비용도 고려해보니 이삿짐센터를 쓰는 비용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트럭 렌트비만 $1200 정도, 게다가 주유비, 상차 하차를 도와 줄 인건비, 장거리 운전을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천불은 드는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 옵션.
  2. 로컬 이삿짐센터 $2200 ~ $4500 : 같은 루트로 가는 짐과 함께 트럭에 실어서 배송해주거나 단독으로 짐을 보내주는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우리가 선택한 옵션은 한 달간 샌프란시스코 지역 창고에서 짐을 맡아두고 한달 뒤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 맞추어서 배송해주기로 했다. 샌디에고에서 3주 뒤에나 새로운 곳에 입주 가능한 우리에게 제일 알맞은 조건이었다. 다만 짐을 바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이 발생하는 이삿짐 분실, 손실 등등 위험부담이 있으니 감수해야 한다. (과연 짐이 잘 도착할 지… 여전히 미지수다.)
  3. 한인 이삿짐센터 $3500 : 이삿짐 픽업 후 당일 출발, 다음 날 배송 가능한 옵션. 지인에게 추천받은 곳이라 믿고 진행하려고 했으나 우리가 원하는 기간에 예약이 차있어서 불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았다. 문의 결과 대략적인 비용은 캘리포니아 내 이사는 $3500 선,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사하는 경우 $5500~$6000. 동부는 만불을 초과하는 금액이었다. 이사 수요가 높아서 미리 예약 필요.

샌프란시스코-> 더럼 노스캐롤라이나 (원베드룸 미니멀 이삿짐 기준 비용)

  1. 한진택배 미국 내 타주이사 : 최소 1달 전에 예약 필수. 우리가 원하는 일정에는 불가능했다.
  2. 베이지역 칼박스(CALBOX) : 꼭 필요한 짐만 상자에 포장해서 대략 6~7개 스몰, 미디엄 박스 택배 운송. 최종 비용은 $680.
  3. UPS Shipping: 칼박스를 통해 짐을 보내고 난 후 추가 이삿짐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택배를 부쳤다. 스몰박스 4개 기준 $350.
  4. 나머지 물건은 로드트립 중 차에 싣고 직접 운반. 호텔에 도착할 때마다 중요한 짐을 옮겨야 하는 탓에 매우 힘든 과정이었다. 가능하면 이삿짐 센터를 미리 고용해서 한번에 옮기는 게 더 좋았을 법했다.

샌프란을 떠나기 마지막 날 이틀 간은 다락방에서 이불을 펴고 지냈다. 떠나기 전날 친구를 초대해서 파티오에서 BBQ 파티도 했다.

지난 4년 간의 살림을 정리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처음 이민 올 때 케리어 두개를 끌고 왔는데 언제 이렇게 짐이 늘어났나! ^^; 몇일은 꼬박 짐을 정리했는데 꼭 필요한 물건만 골라서 부치고, 마지막 날까지 나온 짐은 트럭 하나에 담아서 쓰레기 수거장으로 보냈다. 아, 미니멀 라이프가 최고다.

로드트립을 가는 아침, 더럼에서 쓸 최소한의 살림을 차에 싣고 우리의 첫번째 경유지인 라스베가스로 떠난다.

One Comment

  1. LARA A.

    마리 집 진짜 뷰 맛집인데~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변하는 뷰가 너무 예쁜것 같아 🙂
    서부에서 동부까지 로드 트립하느라 수고 많았구!
    동부 생활도 학교 생활도 응원할게!! 아자아자!!! 원더우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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