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변화 “work from anywhere”

캘리포니아 자택대피 행정명령 이후 두 달이 지났다. 장을 보기 위해서 줄을 서고 대형마트 훌푸드(wholefoods)에서는 가구 당 1명 입장제한을 두어 매장 내 방문자수를 최소화하며 마트 내 한번 지나간 곳은 리턴하지 못하도록 직원들이 동선을 관리하고 있다.

장 보는 루틴만 바뀐 게 아니다. 재택근무기간이 연장되면서 일하는 루틴도 바뀌었다. 남편은 윗층 다락방에 스탠딩 데스크와 스피커를 설치하여 ‘홈오피스’를 만들었고, 내가 쓰는 책상 앞에는 큰 모니터를 벽에다 설치했다. 남편은 회사에서 재택근무에 필요한 데스크 구매와 인터넷 업그레이드 비용도 일부 지원한다고 했다. 최소 연말까지 재택근무가 장기화 될 거란 생각이 든다.

 

포스트코로나 언택트 문화

실리콘밸리에서 재택근무는 뉴노멀이 될까. shelter-in-place 공식행정명령은 6월 초까지이고, 단계적으로 경제를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직 출근을 반기지 않는 듯 하다. 트위터는 전세계 직원에게 무기한 재택근무 계획을 발표했고 페이스북은 향후 5~10년 이내에 직원 절반을 원격근무로 전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잇달아 여러 스타트업도 재택근무를 무기한 허용한다고 밝혔다. 모바일결제업체 스퀘어(Square)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 쇼피파이(shopify)가 앞서 발표한 회사들 중 하나이다.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 증대라는 긍정적인 의견을 앞세우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연장에 동참하는 또 다른 이유는 뭘까.

방역비용

기업은 전직원이 사무실로 출근할 경우와 재택근무 간의 비용을 고려했을 것이다. 사내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직원대상 온도측정, 방역 및 근무환경 소독 등 추가 비용이 들고 직원 셔틀버스 운영방침도 재점검 해야한다. 재택근무를 할 경우 데일리 운영비와 사옥 유지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SF Chronicle 기사에 따르면 1년에 셔틀비 한대 당 유지비는 약 3억, 매일 1000대가 넘는 셔틀버스가 베이에어리어 지역을 오고간다고 하니 비용이 엄청나다. (출처: Metropolitan Transportation Commission). 평소에도 만석이던 버스 내 사람 간 6ft 거리를 유지하려면 얼마나 더 많은 버스가 필요로 할까.

리로케이션

커머셜 사무공간 임차비용이 적게드는 주나 도시에 오피스를 설립하고 팀 일부를 이동시키는 방안으로 ‘Bay area exodus’ 관련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캘리포니아 법인세가 8.84% 로 다른 주보다 높고 베이지역 생활비에 맞춰 임금을 지급하던 회사 입장에서는 베이에어리어에 집중된 인력을 다른 주로 분산하면서 얻는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이 늘어나면 회사는 리로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베이지역 렌트수요는 어떻게 될까?

얼마전 캐나다로 이사를 간 지인이 에어비엔비 단기숙박이 장기거주 렌트비보다 낮아서 잠깐 에어비엔비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엔비 검색도 해보았더니… 진짜 장기 렌트비보다 저렴했다. 스타트업 Sonder가 운영하는 부티크호텔은 하루$38~$49 에 리스팅 되어 있다. 여행객 방문이 급감하면서 에어비엔비 운영자가 시세보다 낮게 내놓은 물건이 증가해서 생긴 일이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콧대높았던 임차인들이 이전의 높은 렌트비를 요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테크종사자들이 높은 월세를 지불해가면서 굳이 샌프란시스코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한다는 소식이 있었을 때 몇몇 지인은 이미 샌프란시스코를 떠났다.

IT공룡기업 재택근무 트렌드는 상업 전반적으로도 영향을 준다. 실리콘밸리 구글, 애플, 페이스북 대형사옥 중심으로 상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만약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게 되면 도미노 효과처럼 커머셜 임차와 주변 상권이 죽게 될 것이다.

올해 연말까지 재택근무는 연장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여러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연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다른 곳에서 일을 해도 되는 것일까?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거나 거주비가 더 낮은 지역에서 몇개월 머무르면서 생활비를 낮출 수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근무 지역에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근무방식으로 인한 세금과 회계처리가 복잡해 진다는 점이다. 올해는 명확한 내부 규정이 나오기 전까지 테스트 단계로 운영 되겠지만 내년에는 근무방식이 어떻게 변화 할 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관련 기사:

Tech workers consider escaping Silicon Valley’s Sky-High Rents [Bloomberg article 5/14/2020]

Tech companies are leaving Bay area – where are they going? [Digitalist magazine 11/14/2019]

One Comment

  1. LARA A.

    나도 요며칠전 회사에서 영구적으로 재택근무한다고 해서 샌디에고에서 고향인 워싱턴 주로 이사간 지인이 있는데… 특히, IT 회사라면 이제 일하기 위해 떠돌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려나? 그래도 장소(place) 주는 메리트가 있으니…😅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마리마리가 지적한것처럼 세금처리가 복잡해 질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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