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가을

무사히 뉴욕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커네티컷주 뉴헤이븐에 가기 위해서 잠깐 들린다는 명목으로 뉴욕에 왔는데 항공편을 예약할 시점만 해도 타주에서 오는 방문객은 2주 쿼런틴을 감수해야 했기에 항공편도 2주 반, 호텔 예약은 일단 넉넉히 일주일로 잡았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택이 아닌 곳에서 격리를 어떻게 할지 뾰족한 방법이 없었고 동부에서 처리해야 할 일을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변호사에게 위임해야 하나 여러번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출발 일정에 맞게 ‘뉴욕주 여행제한 지역’ 중 캘리포니아가 제외됐다.

그렇게 도착한 뉴욕은 참 평온해 보였다. 새벽일찍 도착해서 호텔에 먼저 얼리 체크인을 하고 짐만 두고 센트럴파크로 나왔다. 아! 뉴욕의 가을, 너무나 아름답다. 선선한 날씨도, 구름 둥둥 떠있는 하늘도, 공원 곳곳에서 음악 연주를 하던 사람들, 벤치 위 거리를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안정을 찾은 듯한 일상. 물론 아직 방심할 수는 없지만, 올해 3월 뉴스에서 매일같이 보도하던 ‘뉴욕시 비상사태’와 암울한 뉴스가 쏟아지던 그때와 비교하면, 모든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전이 우선이니까… 최대한 메트로나 공공시설 이용은 자제하고 근무시간에는 호텔에서 보내고, 아침 저녁 쉬는시간 틈틈이 나와 주변 동네를 걸었다. 그런 의미에서 센트럴파크 옆 호텔을 숙소로 정한 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웬만한 곳은 도보로 갈 수 있어서 하루에 동네 하나를 정하고 여유롭게 걸어다녔다.

힙한 동네, 웨스트빌리지 WEST VILLAGE

Patio at Buvette
smoked salmon toast with scrambled egg

뉴욕에 지내는 동안 제일 자주 온 곳이다. 윗동네와 비교해서 젊은 사람들이 더 많고 분위기도 힙하다. 토요일 브런치 까페로 유명한 부벳. 주말 아침 호텔에서 출발해 여유롭게(?) 한시간을 걸어 도착했다. 오는 길에 다양한 동네와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벳 까페 옆에는 ‘프렌즈’ 촬영지 아파트가 있었는데 입구에 팬들이 남긴 낙서가 가득했다. 우리는 도착한 시간에는 다행히 2인 테이블이 바로 있어 자리를 잡았는데 이후에는 대기라인이 엄청 길어졌다. 역시 유명한 브런치집 인가보다… 인기메뉴인 스크램블 에그 토스트를 시켰는데 사진에서도 느껴지는 이 부드러움이란!

그린위치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많았다. 밤낮으로 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다음에 또 오면 가보고 싶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구글 맵에다가 저장해두었다. 오른쪽 사진은 Pinto Garden 이라는 태국음식점.

UPPER EAST SIDE,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TRIBECA & World trade center

여유가 넘치는 야외에 비해 실내 쇼핑몰 분위기는 아직 암울하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쇼핑하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픽업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매장에 대기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대부분의 쇼핑몰은 거의 직원만 있는 정도…

뉴욕에서 머무는 한 주가 빠르게 지나갔다. 내일이면 렌트카에서 차를 픽업해서 뉴헤이븐으로 떠난다.

2 Comments

  1. ChaparritaLee

    공원이 참 잘 조성돼있는 뉴욕~ 코로나 때문에 한산해서 대도시 느낌이 많이 안 들었을거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는. 무사히 잘 다녀와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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