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떠서 일어나보면 보(Beau) 는 항상 말똥말똥한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다. 내가 스트레칭을 하면 보가 와서 해맑은 미소로 내 얼굴을 핥고 나가자고 옆으로 점프한다. 가끔은 게을러서 일어나지 않으면 보는 내 팔을 살살 물면서 나가자고 노래를 부른다.

나의 하루는 애완견 보와 시작된다. 밖에 비가오든 눈이 내리든, 잠을 못자서 몸이 찌뿌둥해도 매일 아침 저녁 하루에 두번 보를 집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보 때문에 난 아침의 따뜻한 햇빛을 받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게 된다. 한 15~20분 거리에 위치한 도그파크 (애완견 놀이터)에 가면 항상 그 시간대에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을 보자마자 서로의 엉덩이를 맡고 얼굴을 핥고 반갑게 아침 인사를 나누고 놀기 시작한다. 한편 강아지 부모들은 자기 강아지를 살피면서 신나게 수다를 떤다.

보는 미국남편과 함께 분양한 알라스칸 말라뮤트 (Alaskan Malamute)다. 말라뮤트는 알래스카의 맬러뮤트 (Mahlemuts) 부족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북극 늑대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뮤트는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일하는 개 (working dog)로 사용됐고, 강인한 체력과 장거리를 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말라뮤트는 운동량이 많이 필요하고 고집이 쎈 견종이며, 늑대처럼 종끼리 잘지내지만 다른 개한테는 공격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렸을때부터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 보를 훈련시키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 했는데, 하고나서 보니까 그게 사실 보를 잘 훈련시키기 위해 우리 자신을 훈련시키는 과정이었다. 지금도 주말마다 한시간씩 전문가한테 훈련을 받고 있고, 매일 보를 조금씩 훈련한다. 그리고 주말에 1-2번씩은 꼭 숲속이나 바닷가에 산책하러 간다.

우리는 인터넷 통해서 2018년 11월 보를 분양받고, 이제는 함께한지 2년이 다되어간다. 보는 처음 분양 받았을때 10키로도 안된 인형같은 아기였는데, 이제는 50킬로 넘는 대형 애완견이다. 마당 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처음에는 애완견 키우는것을 반대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당분간 남편과 떨어져 살고 있어서 남편이 많이 보고싶고 힘들어도 항상 내 곁을 지켜주고 사랑해주는 보가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감사하다. 이제는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레스토랑에 가면 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이제는 잠잘 시간인데, 자기전 마지막으로 보를 보고 하루를 마친다. 결국 내 하루는 보로 시작되고 끝난다.

GAYA 첫번째 글 👏🏻🤎 보 노트북 앞에서 있는거 넘 귀여운거 아냐?ㅋㅋㅋ 아침저녁 나가서 산책하는구나 덕분에 같이 부지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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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보 사진 너무 귀엽다~ 이제 이렇게 많이 컸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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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있어 든든할듯 🙂 반려견과 함께하는 하루가 알차고 행복한 시간될거 같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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